
그동안 HD2600 두개를 크로스파이어 구성으로 쎴는데...

요즘 들어서 예전 생각이 많이난다.
이제 정말 나이를 먹은건가...
특히 성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이성에게 한눈에 빠져버렸던 그때일이 늘 생각난다.
1997년 여름방학때 알바거리를 찾다가 어째어째 피자헛에서 일하게 되었다.
경험자의 말을 들어봐도 노가다 빼고는 그래도 수입이 좋다는 것이었다.
무더운 여름에 오토바이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는 것도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다.
사고로 오토바이 한대 아작을 내보기도 했지만, 손바닥만 조금 까진 정도의 경상이었다.
시작한지 1주일쯤 됐을때, 심부름으로 쓰래기 봉투를 사러 가게 되었다.
가게 바로 맞은 편에 편의점이 있었고, 길을 건너 가게를 들어갔다.
그리고 계산대 앞에선 순간...
정말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렇게 서 있었다.
그녀 또한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정신이 들었고 머쓱하게 한마디 했다.
"쓰래기 봍투 있어요?"
처음 건낸 말이 쓰래기 봉투 찾는거니 참 웃기긴 하다.
보통 그런 경우 "저쪽에 있어요" 하면 가지러 가는거지만,
그녀는 아무 말없이 직접 가져다 주었다.
쓰래기 봉투를 받아 들고선 다시 서로 쳐다만 보다가 난 매장으로 돌아왔다.
그때 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전까진 멍한 상태였는데 정신이 드니깐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난감했다.
군대 제대할때까지 그냥 학교 친구나 동아리 친구로 지내는 여자애들은 있어도 정말 연애경험이 전무 했기에,
좀 많이 당황했었다.
이런게 바로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후 자주 편의점에 들르게 되었고 그녀와 난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그녀 또한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러다 공연장에 초대도 받았고 찾아가서 꽃다발도 전해주고...
시작은 좋은듯 했지만, 속에 들어있는 부끄러움과 부족한 용기, 이 두가지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굳이 연락할 구실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지금은 잘 알지만 그땐 그런게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 점점 시기를 놓치게 되었고,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가끔 그 동네를 지나가면 편의점 창너머의 그녀를 볼 수 있었지만, 길게 가지 못했다.
멀리 다른 학교를 다니게 된 그녀를 더이상 보긴 힘들었다.
그렇게 그냥 잊혀지나 했다.
2년 쯤 지난 어느날,
친구와 함께 술한잔 하러 나갔을때, 친구가 친한 누나 한명을 불러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 누나가 바로 그녀의 사촌언니였다.
세상 참 좁다는 생각했는데...
그래서 갑자기 그 누나가 그녀를 불러내게 되었는데, 너무 긴장이 되어서 한마디도 못해버렸다.
그날 정말 바보처럼 땅바닥만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더니, 그녀에게서 실망의 눈빛이 보였다.
내가 생각 해도 난 참 바보같았다.
하긴 나이 30에 처음으로 연애질을 시작 했으니...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그런 날이었다.
당연한 결과이긴 하겠지만, 그 이후론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했다.
연락은 해보긴 했찌만, 싸늘한 목소리만 되돌아왔을 뿐.
첫사랑은 이루어 지지 못한다는 말,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나에겐 진실이 되어 버렸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젠 아마 결혼도 하고 애도 있을것이다.
늘 행복하길...


사카에 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야외 공연장

아마도 미츠코시 백화점용 이었던듯.

평소엔 차로 넘쳐났는데...











선착장

배타는곳.

태양열 전지판